2025년 봄부터 관련 발표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4월: Mastercard Agent Pay. 사람의 카드번호를 넘기지 않고도 검증된 에이전트가 카드회원 대신 결제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용 토큰화 자격증명을 내놓았습니다.
5월: Coinbase x402. AI 에이전트가 API를 호출할 때 구독이나 계정 없이 사용한 만큼만 값을 치르게 하는 방식입니다. 20년 넘게 거의 쓰이지 않던 HTTP 402(Payment Required) 응답 코드를 활용했고, 유료 서비스 요청을 받은 서버가 402로 답하면 클라이언트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결제하게 했습니다.
9월: OpenAI와 Stripe의 ACP(Agentic Commerce Protocol). Apache 2.0 라이선스로 공개됐고, ChatGPT 대화를 하면서 바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은 달: Google AP2(Agent Payments Protocol). 60곳 이상의 파트너와 함께 공개됐습니다. 결제 수단이 카드든 계좌든 스테이블코인이든, 사용자가 '이 조건이면 사도 된다'고 서명한 위임장을 에이전트가 들고 다니게 합니다. 이를 통해 나중에 누가 구매를 허락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10월: Visa TAP(Trusted Agent Protocol). 판매자가 지금 들어온 요청이 실제로 등록된 에이전트가 보낸 것인지 서명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로써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식 쇼핑 에이전트와 일반 봇 트래픽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11월에는 Mastercard가 Agent Pay를 미국 카드회원에게 전면 개방하여, 파일럿을 넘어 일반 이용 단계로 런칭했습니다. 이를 통해 Visa와 Mastercard 모두 AI 에이전트를 기존 카드망 안에 포섭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12월 x402의 하루 거래량은 73만 건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2026년에는 빅플레이어들이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참여했습니다.
1월 11일 NRF(National Retail Federation)에서 Google과 Shopify는 20곳이 넘는 리테일러와 함께 **UCP(Universal Commerce Protocol)**를 발표했습니다. ACP가 결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UCP는 상품 검색부터 장바구니, 구매, 반품과 문의까지 쇼핑 전 과정을 다루는 프로토콜입니다.
6월에는 Mastercard가 에이전트 간 거래를 위한 Agent Pay for Machines를 출시했습니다. 건당 1센트 미만의 결제가 메인 유즈케이스이고 카드·계좌·스테이블코인을 섞어 정산을 보장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는 x402가 연 에이전트 간 결제 시장을 카드망 안으로 끌어오려는 시도로 보여집니다.
다음 달인 7월, x402는 Linux Foundation 산하 재단으로 편입되면서 표준화에 한 발 더 나아가게 됐습니다.
보시다시피 지금 시장은 크게 두 갈래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 이커머스 안에서 쇼핑 에이전트가 상품을 찾고 결제하는 방향이고, 다른 하나는 에이전트가 API를 통해 다른 에이전트와 협업하고 대가를 주고받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방향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 중 이커머스에 대해서 여러분들과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이미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영역이 상품 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Adobe는 2026년 3월, AI를 거쳐 들어온 트래픽의 구매 전환율이 일반 트래픽보다 42% 높았다고 발표하기도 했고, Shopify 는 시즌별로 Edition 이라고 해서, 그 시즌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feature를 중심으로 발표하는데요. 이번 Spring '26 Editions에서 UCP를 판매자 웹사이트에 기본으로 탑해자면서, Shopify 카탈로그를 이용한 AI 검색을 극대화했고, 이는 단순 crawling 기반 검색보다 구매 전환율이 두 배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2026년 9월 출시된 Meta의 Muse 예시 역시 살펴봅시다. 출시 직후 미국 앱스토어 4위에도 오른 Muse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라기보다 실제로 사용자의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비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오늘 밤 7시 오디세이 두 장 예매해 줘"라고 요청하면 실제로 티켓을 예매하고 예약된 좌석을 스크린샷으로 보여 주기도 합니다. 혹은 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 항공권 검색을 가격 상한과 함께 예약 요청을 하면 조건에 맞는 표가 나올 때까지 예약 사이트를 지켜보다가 티켓이 생길 때 사용자에게 알려줍니다. AI를 활용해서 이런 놀라운 기능을 제공해주는 Muse조차 구매할 때에는 사용자에게 구매 승인을 받습니다.
위 예시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AI를 활용한 상품 발견은 빠르게 발전돼왔지만, 결제 순간에 사람을 완전히 제거하는 일은 아직 초입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Visa가 2026년 7월 유럽에서 발행사 30곳 이상, 상점 4곳과 에이전트 결제 실거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만 이 역시 모든 거래가 사람의 패스키를 거쳐야 했습니다.
왜 여전히 결제 단계에서 사람의 단계가 필요한지 이해하고, 논의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AI 에이전트가 물건 하나를 사는 과정을 일곱 단계로 나눠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